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핑퐁게이트'의 당사자였던 이강인 선수를 대표팀에 뽑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축구계는 물론 팬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팀내 분위기 정비와 일탈행동에 대한 경고차원에서 대표팀으로 뽑아서는 안된다'는 의견과 '한번의 실수는 용서해 주어야 한다'거나 '잘못은 저질렀지만 대표팀은 실력을 위주로 선발해야 한다'며 이번에도 이강인을 대표팀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합니다. 이강인의 국대 선발논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축구대표팀 아시안컵 졸전에 이은 팀내 불화설로 클린스만 감독 경질까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의 목표는 '우승'이었습니다. '우승'이라는 목표가 통상적 희망이 아닌 현실적 목표로 받아들여진 것은 이번대회에 출전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의 구성이 역대급이었기 때문입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의 손흥민과 역시 프리미어리그 소속인 울버햄튼에서 올시즌 득점순위 10위안에 들어있는 황희찬, 프랑스를 대표하는 PSG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하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등 최상위권 리그에서 최상위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즐비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주전선수들이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을 정도로 이번 국가대표팀은 탈아시아급 선수구성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시안컵이 시작되자 축구팬들은 실망을 넘어 충격에빠지고 말았습니다. 연이어 후반막판 역전극을 펼치며 경기에서 승리를 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경기를 주도하기보단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경기가 많았습니다. 결국 대표팀은 4강에서 피파랭킹 87위 요르단에 충격패를 당했고,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 4강전 하루전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과의 몸싸움을 벌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강인에 대한 비판여론이 쏟아졌습니다. 대회직후 이강인이 손흥민이 있는 영국까지 넘어가 사과를 하면서 갈등은 봉합이 되었지만 3월 18일에 소집되는 대표팀에 이강인을 선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강인 대표팀 선발, 찬반 팽팽
이 이슈와 관련해 최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5일 18세 이상 성인 526명 대상 여론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아시안컵 도중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와 갈등을 빚은 이강인 선수를 계속 국가대표로 선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40.7%는 반대한다고 응답한 반면 '선발해야 한다'는 응답은 46.9%로 반대에 비해 조금 높았습니다. 찬성과 반대의 격차는 6.2%로 오차범위내였으며 12.5%는 '잘 모르겠다'는 답을 했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이강인의 국대 선발에 대해 우호적이었습니다. 남성의 경우 선발반대 의견이 48.1%였으나 여성의 경우 찬성의견이 50.3%로 과반이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국대선발에 찬성하는 남성은 43.3%, 국대선발에 반대하는 여성은 33.4%로 남성과 여성이 이강인 선수의 국가대표 선발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연령별로는 나이가 많을 수록 이강인의 국가대표 선발에 부정적이었습니다. 50대가 47.2%로 가장 부정적이었고, 60대(46.8%), 40대(39.1%), 20세 이하(37.4%), 70대 이상(32.8%)순이었습니다. 반면에 찬성비율은 20세 이하와 70대이상에서 각각 50.2%로 가장 높았습니다.
대표팀 소집을 앞둔 황선홍 감독의 판단은?
오는 18일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황선홍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이후 임시 사령탑의 자리를 맡은 황선홍 감독은 18일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11일 월요일 오전 11시에 축구회관에서 3월 A대표팀 및 올림픽 대표팀 소집관련 명단발표 기자회견을 연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위해 황선홍은 새 사랑탑에 선임되자마자 경기장을 돌며 선수들을 관찰했습니다. 전북과 울산이 펼친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장을 직접 찾은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대표팀 감독이 국내리그 경기를 관람하며 선수선발을 위해 애쓰는 모습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클린스만 감독 부임이후 미국 자택에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국내경기를 직접 관람한 일이 적어 황선홍 감독이 경기장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언론은 '비정상의 정상화'라며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국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잘 선발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해외파 선수들을 어떻게 기용할 것인가가 대표팀의 성적을 좌우할 수 밖에 없다보니 축구팬들의 관심은 황선홍 감독이 이번 국가대표팀에 이강인을 뽑을것인가에 쏠리고 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바대로 찬반여론이 비등비등 한 상황이라 황선홍 감독으로서도 곤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시안컵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부 고참급 선수들이 '이강인이 대표팀에 선발되면 (자신들은)대표팀을 보이콧 할 것'이라고까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고 전해진바 있습니다.
'선수보호 차원에서 선발하지 말아야'
한편 이강인 선수의 보호를 위해서도 이번 대표팀에는 뽑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반감이 사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이강인이 그라운드에 나설경우 팬들의 야유소리가 쏟아질 수 있고 이 상황에서 아직 나이가 어린 이강인선수의 멘탈에 영향을 끼칠 수있다는 의견입니다.
비슷한 예로 KBO 프로야구 간판타자로 성장중이던 강백호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성실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 후 여론과 야구팬의 질타를 받으며 긴 슬럼프에 빠진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야구만큼이나 멘탈이 중요한 축구선수이기에 팬들의 야유와 조롱은 어린 선수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황선홍 감독으로선 이 모든 요소를 고려해 이강인 선수를 포함한 최선의 대표팀 엔트리를 구성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11일 어떤 결과가 발표될지 축구관계자와 팬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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